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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의경제

호르무즈 해협 (배경, 유조선 통과, 에너지 안보)

by 구르만의 뉴스 2026.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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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앱을 켰다가 리터당 가격이 또 올라 있는 걸 보고 잠깐 멈춘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 뒤에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좁은 바다 하나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뉴스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비로소 실감하게 됐습니다. 한국 유조선 유니버셜 위너호가 미국의 이란 침공 이후 처음으로 그 해협을 통과하려 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우리 일상에 생기는 일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자리한 폭 약 33킬로미터의 해협입니다. 이 해협을 통해 중동산 원유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로 이동합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에너지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 이상이 이 길을 거쳐 옵니다.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즉 초대형 원유운반선이란 30만 톤급 이상의 거대 유조선을 가리킵니다. 이번에 통과를 시도한 유니버셜 위너호도 이 VLCC에 해당하며,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있습니다. 일반 승용차 한 대가 1년에 쓰는 연료가 대략 20배럴 수준이니, 200만 배럴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어느 정도 가늠이 됩니다.

 

이런 선박 한 척이 움직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선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보험 시장이 먼저 반응합니다. 전쟁위험보증(War Risk Premium)이라는 게 있는데, 여기서 전쟁위험보증이란 분쟁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추가로 부과되는 보험료를 뜻합니다. 이 보험료가 오르면 운송비 전체가 오르고, 그 비용이 결국 원유 가격에 반영됩니다.

이번 상황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 통항 중단 → 국내 원유 수입 차질
  • 원유 재고 감소 → 정유 공장 가동률 하락
  •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 → 물류비, 택배비, 항공료 연쇄 인상
  • 전기·가스 요금 인상 압력 → 제조업 원가 상승

경제는 현실보다 "예상"에 더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실제 공급이 줄지 않아도 "줄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 시장은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선박 한 척의 통과가 뉴스가 되는 것입니다.

유니버셜 위너호가 통과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란과 협상해서 돈 주고 빠져나온 거 아니냐"고 보시더군요. 하지만 이번 건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직접 국회에서 "이란 당국과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고, 비용은 없다고 정부가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나옵니다. OFAC(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즉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입니다. OFAC이란 미국의 대외 경제 제재를 집행하는 기관으로, 이란 관련 항구에 기항하거나 이란 측에 통행 비용을 지불한 선박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번 유니버셜 위너호는 이란 항구에 들르지 않고 단순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이어서 OFAC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일본 선박은 지난달 29일에 이미 통과했는데 한국 선박은 더 늦었을까요. 이 점이 저도 걸렸습니다. 사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하나는 선사들이 안전 문제를 더 보수적으로 판단했다는 것, 다른 하나는 HMM 소속 벌크선이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제로 공격을 받은 터라 해당 선사가 특히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선뜻 결정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배 한 척 잃으면 수백억 원의 손해이고, 선원 안전 문제까지 얽히니까요.

 

한국이 이 협의를 끌어낸 배경에는 외교적 자산도 있었습니다. 한국은 이란에 대사관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외교부 장관 특사를 보내는 등 꾸준히 소통 채널을 열어둔 결과가 이번 통항 허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통항이 우리에게 남기는 에너지 안보 과제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라는 말이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란 국가가 경제와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는 건,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얼마나 특정 항로 하나에 의존하고 있는지입니다. 제가 이 뉴스를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선박 26척이 해협 안에 묶여 있었고, 그 중 단 한 척에 대해서만 통항 허가가 난 것입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상황을 들여다보면 외교적 해결이 당장은 최선인 것 같습니다. 군사적 대응이나 우회 항로 개발은 중장기 과제이고, 지금 당장 배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는 이란과의 실무 협의가 가장 현실적인 수단입니다. 다만 이번처럼 "한 척씩 허가받아서 나오는" 방식이 반복되면, 한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유조선 두 척도 같은 날 비슷한 경로로 통과를 시도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모두 중동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정치적으로는 경쟁해도 에너지 앞에서는 같은 처지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이해관계는 생각보다 강하게 작동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비공식적으로라도 정보를 공유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유니버셜 위너호의 목적지는 한국 울산입니다. 울산은 국내 최대 정유 시설이 밀집한 도시입니다. 이 배가 안전하게 도착한다면, 그 원유는 정제 과정을 거쳐 주유소, 공장, 발전소로 퍼져나갑니다. 멀리 있는 국제 뉴스가 결국 우리 일상 속 연료비로 이어지는 경로가 이렇게 구체적입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히 외교 성과 하나로 읽기보다, 한국이 에너지 공급망에서 얼마나 취약한 고리를 안고 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26척 중 한 척이 통과한 것은 시작이지, 해결이 아닙니다. 남은 선박들의 통항 허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항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구조적 논의도 필요합니다. 이번 기름값 숫자 뒤에 있는 이야기를 한 번쯤 같이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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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6052014284446337?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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